0. 사회당의 “덕후 위원회”이야기와 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람들을 보며 떠오르는 제일 첫생각.
“힘들이 남아 도는구만.”
사회당이 덕후위원회를 만들던 초딩위원회를 만들던 뭔상관이냐. 사회당 당원이 아닌 이상은 신경쓸거 없잖아? 만약 사회당에서 “입당희망자에겐 한정판 건프라 or 피규어 증정”이런 식으로 나오면 “덕후의 소유욕을 이용해 세력확보를 하려 하다니!”라며 분개할수도 있는데, 그것도 아닌 이상은 “우왕 병신같지만 멋있어”하고 끝나면 될 일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달달 볶고있다니. 이글루스의 키배본능은 대체 무한의 광자력인가.
1. “덕후가 웬 정치”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하나의 실제 예를 들겠다. 미국에 가면 NRA라는 단체가 있는데, 정부기관도 정당도 아닌 그냥 “밀덕 + 총덕 협회”정도 된다. 근데 이 양반들 힘이 킹왕짱 세서 총기의 개인소지 허가제도를 바꾸려고 하면 이양반들이 들고 일어난다. 뭐, 총기소지야 개인적으론 희망이지만 사회적으론 아무나 총들고 다니면 위험한것이 사실이라, 나같으면 반대할텐데 이양반들은 죽자 사자 총에 매달리고 있으니..그냥 덕후입장에서 “취향이니 이해해주자”라고 넘어가는 편. 어짜피 우리나라도 아니고. 아뭏든, 덕후가 정치세력화 되어 국가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긴 있다는 것.

<NRA 로고. 1871년에도 덕후는 있었으니..>

<NRA의 특징이 지독할정도로 보수적 + 기독교적이랄까.>
2. 덕후의 입장에서 다른 덕후가 정치적 액션을 취하는 것이 맘에 안들어서 덕후가 덕후를 깔 수도 있는데(뭔소리야), 솔직히 대한민국 정치판에 제일 필요한 자세가 덕후들의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가 아닐까 한다. 좌빨이라고 까는것도 좋고 우빨이라고 까는것도 좋은데, 까이는 대상이 좌빨이던 우빨이던 결국엔 이건 개인의 사상과 취향문제다. 개인의 사상과 취향을 존중해주고 존중받는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베이스 아닌가? 맥빠가 윈빠까고 윈빠가 맥빠까고, 그런일은 있어도 최소한 “윈빠 척결” “맥빠 타도”를 위해 법을 뜯어고치거나 공권력이 동원되는 일은 없지 않은가. 최소한 그런면만이라도 현실 정치판에 좀 반영이 된다면 “덕후의 정치질”도 나름 의미가 있는거 아닐까.
3. 어쨌거나, 슷캇님이 “덕후라면 사회당”이런 식으로 나온다거나, “밀덕이라면 자유선진당”이런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는 이상은 덕후의 정치활동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뭐, 덕후위원회 깃발에 코나타가 등장하는것은 아무래도 저작권 문제가 걸리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이건 정치활동과는 별개로 저작권 문제로 따지고 들 일이고, 위원회 깃발에 코나타가 그려져 있건 베르단디가 그려져있건 그게 “덕후가 왜 정치판에 뛰어드는거야”라고 딴지 걸일은 아니고. 오히려 그런 서브컬쳐의 이미지나 메시지를 적당히 패러디 해서(역시 저작권 문제는 고민좀 해봐야 겠지만)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라면 이래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주제로 이야기 할때 양웬리 코스프레를 하고 튀어나온다거나 “우주개발산업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라는 주제로 이야기 할때 스타플릿의 제복을 입고 나와서 하는것도 메시지 전달방식으로는 괜찮지 않겠나.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로 존재하기 위해서라도, 범법행위가 아닌 이상은 심각하게 따지고 들지 말자. 그냥 “뭐야 몰라 무서워 이런거 싫어”까지는 이야기 할수 있어도 조작이네 뭐네 이런이야기 하는거, 솔직히 우습지 않냐. 대법원 판사의 전화 한통에 판결이 오락가락하는 나라에서도 별소리 안하는 사람이라면 말이지.
P.S : 그러고보면, 슷캇님의 고소 운운도 오버이긴 한듯.












덧글
Merkyzedek 2009/05/14 13:01 # 답글
이제 한나라당에서 '현재 시각문화 연구의원회'만 만들면 되겠군요.
미친과학자 2009/05/14 13:02 #
뭐, 만들라고 하지요.
염황 2009/05/14 14:15 # 답글
NRA... 총기 덕후 협회였습니까? 총기의 개인소지 허가제도에 태클걸면 정계에 로비해서 막아낸다기에 총기류를 판매하는 무기상 협회인줄 알았는데.
미친과학자 2009/05/14 14:21 #
총기회사는 그치들의 스폰서 역이죠.
프티제롬 2009/05/14 16:29 # 답글
갑자기 이게 이슛가 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그리고 프랑스에는 사냥협회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적도 있죠
행인1 2009/05/14 18:34 # 답글
"힘들이 남아 도는구만"에 한표 더...
iris 2009/05/15 12:07 # 답글
덕후의 정치 참여는 덕후가 '시민'인 이상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회당이 덕후위원회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매우 기분이 나쁩니다. 덕후가 정치참여를 해서 나쁜게 아니라, 사회당이 하려는 것은 덕후를 간판으로 내세워 지명도를 높여보고자 하는 저열한 정치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언더그라운드 문화'나 '마니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며 이들의 정치적인 이익이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여 덕후위원회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덕후라는 족속들이 있던데 함 울궈먹어볼까나' 하는 그 이상의 고민이 없습니다.이미 '전통적인 오타쿠/마니아'의 성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취미활동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서라도 나름대로의 정치의식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한나라당이거나 민주당이거나 사회당이거나 말입니다. 직접 정당활동을 하지는 않아도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정치의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니아 문화를 탄압하려는 주변 의식에 저항하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전파하려는 본질적인 덕후의 성향은 정치적으로도 충분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다줍니다. 적어도 '진정한 덕후'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은 충분히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치참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당이 덕후위원회를 진짜 '문화 소수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조직'으로 생각했다면 그에 맞는 뭔가의 행동강령이나 정책 등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고 무작정 '덕후는 정치에 관심이 없으니까 깨인 덕후인 우리가 나머지 덕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주마'하는 목적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진보와 운동권을 말아잡수신, 자신만 깨인 넘이며 나머지는 교화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선민 의식인 그 넘의 '전위론'에 다름 아닙니다. 이미 나름대로의 정치 의식을 갖고 있고 행동하고 있는 '진정한 덕후'는 보려고 하지 않고, 나쁘게 말하자면 '캥거루족 히키코모리 콜렉터'가 모든 덕후들의 표준인양 생각하는 '덕후가 아닌 인간들이 생각하는 덕후', '현시연이 그려대는 그 넘의 덕후'의 잣대로 세상을 보면서 그런 사람들을 이끈답시고 덕후위원회라고 갖다놓은 것입니다.
덕후라면 정치 참여는 당연한 것이며 그것이 사회에서 마이너이자 백안시당하는 덕후들의 권리를 그나마 찾을 수 있는 길입니다. 하지만 사회당이 하려는 짓은 덕후의 권리 향상은 커녕 수구적인 감성을 갖는 인간들이 갖는 '덕후의 편견'으로 덕후들을 이끌겠다고 하는 비뚤어진 선민의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런 식의 덕후위원회는 오히려 덕후들의 자리만 좁히고 세상과 소통하기는 커녕 '세상의 미친 넘'들로서 덕후들을 보게 만드는 최악의 결과만 낳게 될 것입니다.
미친과학자 2009/05/15 14:31 #
의견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전 님처럼 나쁘게만 보고 있지는 않아서요...덕후를 내세워서 당이름 팔아먹을라면 지금보다 뭔가 더 했겠죠. 저도 나중에 님과 같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도 있겠지만,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할까 합니다.
iris 2009/05/15 20:53 #
덕후를 내세워 사회당 이름을 팔아먹겠다고 하는 수작이 매우 크다고 저는 여깁니다만, 만의 하나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할지라도 덕후위원회의 존재 목적 자체가 '덕후를 위한 것'이 아니기에 그 태생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덕후위원회의 존재 목적이 다른 정당의 위원회처럼 '덕후의 권리보호와 이익증진'에 있었다면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고, 그런 것은 사회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적어도 메이저 정당들은 문화적 소수자를 사회의 밥버러지로까지 취급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덕후위원회의 존재 목적은 '덕후는 정치적으로 무감각한 정치적인 무뇌아'임을 자의적으로 판단한 뒤 '깨인 덕후인 우리가 너희들을 정치의 세계로 인도하겠다'는 정치 계몽조직에 불과합니다.
무슨 모든 덕후가 '피규어보면 하악하악~'이거나 '모에~'에 환장하는 인간들인 것인양 바라보는 그 시각이 매우 불쾌하며, 덕후들은 정치적으로 무개념하니 자신들이 앞장서서 일깨워주겠다는 과거 운동권 지도자들이 보여주던 '전위론'은 역겹기까지 합니다. 운동권의 전위론은 결국 전위와 대중을 완전히 갈라버려 '우리는 위대하고 대중은 멍청하다'는 선민의식과 극단주의로 이어졌으며, 운동권 몰락의 단초가 되었음을 많은 분들은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사회당의 덕후위원회는 결국 '덕후기가 조금 있는 운동권 전위'들이 만든 또 하나의 전위조작에 다름이 아닙니다.
우리가 운동권 전위들이 가자는대로 몰려가며 코스프레하며 시위하는 '덕후 운동권 쫄따구'인가요? 사회당 덕후위원회는 이미 '코스프레한 덕후들이 시위하면 더 눈에 띌거다'라며 덕후들을 이용해먹고자 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다는 사람을 말릴 수는 없겠지만 그럴거면 적어도 '덕후'라는 단어나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모든 덕후들이 무뇌 좀비처럼 전위들이 가자는대로 생각없이 따라가는 것이라고 덕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심하게 생각하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원하는 것은 '덕후로서 권리를 대변하는 정당과 조직'입니다. 그런 조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당연히 시위라도 하겠습니다. 덕후를 이용해먹겠다고 하는 덕후위원회가 아닌 덕후라는 마이너 세력을 보호하고 대변하면서 한 길로 나아가는 덕후위원회를 원합니다. 사회당은 원래 마이너나 없는 사람을 대변하겠다고 하던 정당이 아니었나요? 그런 정당이 왜 덕후를 대변하면서 알아서 모이도록 하는 구심점 조직이 아닌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서의 조직을 만들었는지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미친과학자 2009/05/16 01:27 #
ㅡㅡ;; 저는 일단 그렇게 안본다니까요? 님하고 저하고 그냥 생각이 틀린대로 인정하면 되지, 어째서 저를 계몽하려 하십니까? 조금 불쾌합니다만.
stcat 2009/05/16 21:34 # 답글
코스프레하고 시위한 적 없는데...
미친과학자 2009/05/18 10:54 #
알고있습니다만, 하면 것도 나름 괜찮겠다...라고 생각은 합니다.